경기도 공공기관 및 CEO 대상 경영평가 연구용역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민간업체가 수행하게 됐다. 오랜 기간 해당 용역을 수행해 왔던 경기연구원은 2년 연속 용역을 따내지 못하면서 도 출연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론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도에 따르면 2016년 경기도 공공기관 및 CEO 대상 경영평가 연구용역을 수행할 기관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 결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낙찰받았다.

2014년 ‘지방자치단체 산하 연구기관은 연구용역 수의계약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제처의 법령 해석에 따라 민간에도 입찰 참여의 기회가 열린 이후 2년 연속 민간업체가 계약을 따낸 것이다.

이번에 함께 입찰에 참여해 KMAC의 유일한 경쟁 기관이었던 경기연은 KMAC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술평가 등에서 밀려 이번에도 KMAC에 자리를 내줬다. 도 출연 연구기관이 도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한때 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 연구용역은 경기연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경기연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동안 ‘수의계약’을 통해 해당 용역을 수행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용역이 민간에 개방되자마자 곧바로 민간업체에 밀리고, 올해 똑같은 업체에게 또다시 밀리면서 도 출연 ‘최고 연구기관’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실정이다.

이 같은 실정을 반영하듯 경기연 내부 조직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경기연은 현재 ‘공공기관평가팀’이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데, 과거 연구원 4명이 근무했었던 이 팀은 지난해 처음 KMAC에 경영평가 연구용역을 뺏긴 이후 현재까지 2명으로 줄어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 올해 시·군 공기업 경영평가 용역을 따내 조직의 명맥은 이어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것이라 경기연의 순수 능력으로 계약을 따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경기연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민간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안고 입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사실은 올해도 최대한 계약을 따내려 애썼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향후 별도의 대책을 세워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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