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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감염병은 무엇일까? 지난해는 메르스로 인해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사망률, 발병률이 가장 높은 질병은 결핵이다. 현재 4만 명 이상의 결핵 환자가 있으며, 해마다 3만 명 이상이 새롭게 결핵 환자가 된다. 연간 사망자도 2천 명이 넘는다.

 2014년도 감염병 감시 연보에 나타난 신고 현황을 보면 인천시 전체 결핵 환자 수는 2천165명이며, 2014년 새로 발견된 결핵 환자 수는 1천766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결핵에 의한 인천지역 사망자는 2014년 117명이나 된다.

 냉난방이 잘 돼 밀폐된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생활에서 매년 학교에서 결핵이 집단 발병하고 있다. 2015년 인천 연수구 모 중학교는 3학년 학생 1명이 결핵 확진 판정을 받자 3월 26일 등교중지 조치시켰다.

 물론 이 학생과 함께 생활한 같은 반 학생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였다.

이어 4월 2일 나온 조사에서 또 다른 학생에게 결핵이 확진돼 18명의 의심 결핵 환자가 나오면서 상황이 심각해져 같은 학년 259명 전체 학생과 선생님까지 포함해 역학조사를 벌여 검사 24일 후인 5월 7일 검진 결과에서 학생 9명의 결핵 확진과 94명 학생의 결핵 잠복을 밝혀내고 선생님 3분도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당시 학교는 즉각 임시 휴교에 들어간 것으로 보도됐다. 물론 당국은 관내 학교에 결핵 주의보를 내리는 행정지도를 했다.

 한때 결핵은 사망률 50%를 넘는 무서운 질병이었지만 보건의료수준의 향상과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라 1940년대 항(抗)결핵 치료 약제가 등장하면서 약만 잘 먹으면 완치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결핵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감염병으로,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결핵 새 환자가 3년째 감소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2014년 3만4천869명이 새로 결핵 확진을 받았고, 2013년 2천230명이 결핵으로 사망했다. 매일 100명이 새로 결핵 환자가 되고 6명 이상이 결핵으로 숨지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 수가 71.4명으로 미국 4.1명, 일본 23명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사망률과 결핵 발병률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결핵 조기 발견과 퇴치를 위해 타 시도는 고등학생과 함께 중학생도 시도 결핵협회의 결핵 검진을 받고 있으나 인천은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의 이동X선 검진차량으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결핵 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별 고사일, 방학, 공휴일 그리고 학교 행사일을 제외하고 매일 같이 학교 현장에서 결핵 검진 결과 결핵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에게 최소 6개월가량이 소요되는 결핵치료기간 동안 겪을 수 있는 학업에 대한 부담과 결핵 완치 치료에 따른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일정 금액(100만 원)을 지원하는 ‘학생 행복 나눔 장학금’을 학교로 찾아가 직접 전달하는 학생 행복 나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학생 결핵환자의 결핵 완치를 이끄는 재원인 크리스마스 실 모금활동은 해마다 모금액이 줄어들고 있지만 지원 학생은 계속 늘고 있다.

2013년 5명의 학생이었으나 2014년 12명, 2015년 32명으로 해마다 학생 결핵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안타까운 것은 결핵을 전문으로 관리·치료하는 결핵 전문병원이 서울·경기·강원지역은 있으나 인천지역에는 없다.

 3월 24일, 오늘은 결핵 예방의 날이다. 요즘 세상에 결핵이 문제가 되거나 주변에 결핵 환자가 있다는 사실은 모르지만, 결핵은 전염성이 높은 호흡기 전염병으로 언젠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결핵 환자가 될 수 있는 위험 속에서 많은 결핵 환자가 쉽게 그리고 편하게 가고 싶은 전문병원이 없어 공급자 중심의 대형 병원에 결핵 환자라고 제대로 말 못하고, 대형 병원도 결핵 환자 내원을 쉬쉬하는 상황에서 어렵게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결핵 환자인 소비자가 중심인 의료행정을 원하면서 가끔 휴원 중인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 복십자의원을 지금도 결핵 환자가 찾아오는데, 언제 사회적 약자인 소외계층 및 저소득층 결핵 환자가 쉽고 편하게 관리·치료받을 수 있는 결핵 전문병원이 인천에도 있을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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