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의 애물단지였던 월미은하레일이 5년 동안 운행 한 번 못 해 보고 고철로 전락한 가운데 11일 크레인이 월미은하레일 열차를 고철과 폐기물로 처리하기 위해 반출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 인천의 애물단지였던 월미은하레일이 5년 동안 운행 한 번 못해보고 고철로 전락한 가운데 11일 크레인이 월미은하레일 열차를 고철과 폐기물로 처리하기 위해 반출하고 있다.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수백억 원의 혈세가 들어간 전동차와 철로 등 월미은하레일(이하 은하레일) 시설물이 ‘고철 덩어리’로 전락했다. 853억 원을 들여 만든 은하레일을 재활용하지 못하면서 추가로 수백억 원의 예산을 또 들일 판이다. <관련 기사 3면>

인천모노레일㈜은 한신공영이 설치한 기존 은하레일의 시설물 처분 권한을 인천교통공사로부터 넘겨받아 11일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6.1㎞에 달하는 철로와 전동차 5대(10량)는 ‘고철’로 분리해 팔고, 나머지는 폐기물로 처리한다.

공사에 따르면 모노레일㈜은 소형 모노레일 사업을 추진하고자 190억 원을 들여 철로와 전동차 70대(대당 7천만 원 이상)를 생산한다. 기존 역사와 교량 등은 그대로 사용하되, 해풍에 부식된 내화 피복(화재 예방 마감재) 작업 등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공사와 모노레일㈜은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인 탓에 기존 전동차를 특정 폐기물로 처리할 경우 구입 가격(88억 원)보다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노레일 전동차 생산공장으로 폐열차를 옮겨 분해 작업을 거쳐 처리할 계획이다.

은하레일 철로는 새 전동차와 규격이 맞지 않고 애초 캐나다에서 특허를 받은 것으로 다른 분야 활용도 어려워 폐기처분할 예정이다.

교통안전공단은 현재 새로운 철로와 열차에 대해 ‘계도사업 허가에 따른 설계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공단 착도계도팀, 특수검사처 등 2개 부서에서 진행한다. 이번 모노레일의 경우 해당 부서, 철도승인처와 심사처 등 3개 부서가 추가로 배정돼 점검을 하고 있다. 은하레일을 점검했던 공단이 반복되는 고장 등 안전사고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더욱 꼼꼼하게 검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공사 관계자는 "해풍에 의한 부식과 부실공사로 시설물은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라며 "공단이 종전 은하레일 때와는 달리 점검을 철저히 하다 보니 시간이 지연되고 열차 생산단가도 올라 190억 원 정도 돈이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노레일㈜ 관계자는 "사업자로 선정됐을 때 현재 시설물을 폐기처분하는 내용까지 승인을 받았다"며 "한신공영의 부실시공이 예상보다 심해 추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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