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동안 생사를 알지 못했던 모녀 상봉이 이뤄졌다.

뜻밖에도 인천경찰청이 인천시교육청과 함께한 ‘미취학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이뤄졌다.

경찰은 최근 시교육청이 파악한 행방불명 미취학아동 8명 중 부모가 확인되지 않은 2명에 대한 DNA 검사<본보 3월 14일자 19면 보도> 결과를 받았다. 이 중 인천의 한 아동보호시설에 있던 A(10)양과 A양 어머니의 DNA가 일치해 친자 관계가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중국 출신인 A양 부모는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아 성격 차로 헤어졌다. 이후 A양의 아버지는 중국으로 돌아갔고, 어머니만 국내에 남아 생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A양 부모는 서로 ‘A양을 데리고 가겠지’라고 떠밀다가 A양을 잃어버리고 만다. A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다. 꿈에도 A양이 혼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부모들은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녹록지 않은 삶을 살게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랜 시간 모녀의 정을 느끼지 못했던 A양은 최근 인천·부천 등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 탓에 시작한 교육부 전수조사에서 학교에 입학하지 않아 그 존재가 확인됐다.

경찰은 아동보호시설에서 찾은 A양의 딱한 사연을 듣고 부모를 찾아주고자 노력했고, 수소문 끝에 A양의 어머니를 찾게 됐다. 현재 A양 아버지는 중국으로 출국한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것 알려졌다.

노력 끝에 찾게 된 A양 어머니와 A양은 정확한 확인을 위해 2회에 걸친 DNA 검사를 받았다.

모두 친자 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나오자 경찰은 아동보호시설을 통해 A양과 어머니의 만남을 주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양 부모도, A양도 오랜 시간 떨어져 있다 보니 서로 가까워질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들의 동거 등 거취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DNA 검사를 받았던 나머지 아동은 부모와 조부모 사이의 불화로 이중 출생신고가 돼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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