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국빈 방문에서는 부인 미셸 여사의 패션이 적지 않은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미셸 여사는 이번에는 방문국 출신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다수의 뉴욕 패션계 인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국빈 방문 이틀째인 21일 저녁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미셸 여사가 미국서 활동하는 쿠바계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도 그런 경우가 적지 않았고, 미셸 여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등 공식행사에서 이사벨 톨레도, 나르시코 로드리게스 등 쿠바 출신 디자이너의 옷을 즐겨 입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미셸 여사는 쿠바와는 무관한 인도계 디자이너인 나임 칸의 의상을 선택했다.

국빈만찬장에 들어선 미셸 여사는 검은 바탕에 인도풍의 꽃 문양이 화려하게 수 놓인 칸의 무릎길이 원피스 차림이었다.

미셸 여사는 칸의 드레스를 2009년 미국을 방문했던 당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의 국빈만찬 때 입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도 칸의 옷을 입어, 미셸 여사가 더 선호하게 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칸은 쿠바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굳이 찾는다면, 뉴욕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쿠바 이민자가 많은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로 스튜디오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외국 정상의 방미 때, 미셸 여사는 상대국 출신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외교적 예우를 하곤 했다.

지난 10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최근 미국 국빈만찬 때에는 캐나다 출신 대만 디자이너인 제이슨 우가 제작한 드레스를 입었다.

작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만찬에서는 중국계 미국 디자이너인 베라 왕의 검은 드레스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만찬 때에는 일본계 디자이너인 타다시 쇼지가 만든 푸른 드레스를 입었다.

한편, 미국의 정치·군사 전문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콘'은 22일 미셸 여사가 쿠바에서 입은 옷들은 대다수 쿠바의 국민이 살 수 없는 가격대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미셸 여사가 아바나 공항에 도착했을 때 착용했던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의 원피스는 2천190달러, 국빈만찬 때 입었던 칸의 원피스는 비슷한 다른 제품이 4천490달러에 달한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매체는 쿠바 국민의 연평균 급여는 2014년 기준 288달러인 만큼 헤레라의 드레스는 이의 8배, 칸의 원피스는 16배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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