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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일반적으로 사람은 인생의 ⅓ 시간을 통해 수면으로 휴식을 취한다. 숙면을 할 때 우리의 신체는 피로를 회복하고 장기 및 뇌의 기능을 재정비한다. 즉, 수면은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다음 날의 생활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면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풀리지 않은 피로로 인해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수면이 부족한 국가 중 하나다. 최근 화제가 된 세계 17개국 3만 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심지어 영·유아들 역시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처럼 한국 사회가 피로한 것은 야근과 회식이 잦고, 예전부터 잠을 적게 자는 것이 근면성실하다는 인식으로 굳어진 사회문화적인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인 수면 부족 이외에도 수면장애에서 동반되는 수면 부족이 있을 수 있다.

흔히 수면장애에는 불면증, 수면 관련 호흡장애, 기면증, 하지불안 증후군 등이 있다. 특히 가장 흔한 것은 코골이로, 이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수면 호흡장애’의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코골이는 수면장애로 인식하기보다는 잠버릇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며, 고된 하루를 보낸 경우 코골이를 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코골이는 피로와는 별개로 발생한다. 사람이 수면을 취할 때는 호흡근육과 안구근육을 제외한 나머지 근육이 이완하게 된다. 이완된 근육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밑으로 처지게 되며, 이때 처진 근육이 상기도의 공간을 좁게 만들어 근육과 호흡공기의 마찰로 코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코골이는 잠버릇이 아닌 수면장애로, 코골이에서 동반되는 수면 무호흡증은 뇌의 각성을 유발해 자주 잠에서 깨게 만들며 깊은 잠을 취할 수 없게 한다. 이는 혈압의 상승과 체내 산소·이산화탄소 농도의 불균형 등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해 신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를 일으키는 위험인자(비만·술·담배 등)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을 감량한다면 자연스럽게 수면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코골이뿐만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이 심하다면 옆으로 누워서 잠을 청해 무호흡이 없어지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코골이가 심한 사람은 전문의를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본인의 코골이가 단순 코골이인지, 산소포화도를 저하시키는 수면 무호흡증을 일으키는 코골이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김혜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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