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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위치한 (주)남구클린문화센터는 2011년 11월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아름다운 가게’를 꿈꾸는 대표의 바람처럼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다. 이곳 센터를 방문하면 새 것이나 진배없는 헌 옷부터 그릇, 가전제품, 서적, 가구, 장난감, 장신구 등 없는 게 없다.

 따뜻한 나눔문화를 추구하며 착한 소비문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곳 센터는 기본적으로 중고 가전·가구류를 기증받거나 직접 매입해 깔끔하게 ‘리폼’ 후 판매하는 재활용분야의 사업을 한다.

 직원은 모두 6명으로 연세 많은 노인에서부터 장애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구성됐다. 대표인 윤병하(78)씨도 장애인이다.

 손재주가 뛰어난 윤 대표의 손을 거치면 그 어떤 물건도 새것처럼 재탄생한다. 영화에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윤 대표는 IMF 이후, 나에게 불필요한 물품이 누군가에겐 가장 귀한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재활용품 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후 연수구 재활용센터와 남동구 자원재활용협회, 중구 정부물품재활용센터 등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사회적기업으로 재활용센터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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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대표는 "여기 있는 물건 중 80%이상이 시민들께서 자발적으로 기증한 물품"이라며 "이런 물건들을 특히, 알뜰 소비자와 창업하는 중소기업인에게 최저가로 제공해 비용절약의 기회와 나눔문화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고 했다.

 센터는 지난 3월 고용노동부로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기 전부터 인천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환경부의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가치를 존중, 사회적서비스에 더 큰 사명감을 갖는다는 윤 대표는 매월 2∼3회씩 관내 기초생활수급자 분들을 선정해 냉장고, TV, 히터, 가스렌지 등을 기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관내 20여개 경로당에 전자제품 무상 기증 및 수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노인분들의 여가생활 증진과 복지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센터는 지난 2월 남구청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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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대표는 "노인복지사업 외에도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며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센터 이전과 함께 ‘아름다운가게’와 같은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착한기증과 알뜰소비가 일상이 될 수 있는 아름답고 여유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센터의 문턱을 더욱 낮춰 센터를 찾아오는 이웃들이 다과와 함께 전시된 물품도 구경하고, 리폼 강의 등도 들으며 동네 사랑방으로, 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센터를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윤병하 ㈜남구클린문화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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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가게’를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그래서 100% 기증과 기부, 그리고 순수 자원봉사자로 남구클린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자원 리사이클링’ 사업을 하고 있는 (주)남구클린문화센터 윤병하(78) 대표의 오래된 바람이다.

 윤 대표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몸소겪은 역사의 산 증인이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의 수재(秀才)다.

 IMF가 발생하면서 운영하던 공장을 닫고 재활용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사실 그의 본래 직업은 ‘설치 미술가’였다.

 1959년 개봉한 영화 ‘독립협회와 청년 이승만’이 경기도 안양의 스튜디어에서 촬영될 당시 그는 이 작품의 설치미술을 담당했다.

 윤 대표는 "젊었을 때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아 고대를 나오고 나서도 홍대 산업미술대에서 그림과 디자인을 더 공부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960년대 3·15 부정선거와 4·19 학생혁명 등 격동의 시기 자의 반 타의 반 영화와 미술계를 떠나야 했다.

 이후 윤 대표는 ‘예술적 감각과 손재주’를 살려 인천시 남동구에서 대문·계단·단조 등을 주문 제작 시공하는 주물디자인 공장을 운영하다가 1997년 구제금융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게 된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줄곧 연수구와 남구 등지에서 17년을 한결같이 가전·가구 재활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강원도 홍천으로 귀농을 결심하고 1년간 농촌생활을 했지만 아내가 많이 힘들어해 결국 다시 인천으로 올라왔다"며 "내가 가진 디지인과 제품 수리 기술을 살리고 사회적 취약계층과 일자리를 나누는 이 일이 보람되고 즐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표에게도 고민은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남구 학익동에 건립이 예정된 에코센터(Eco-Center·체험환경교육시설) 1층에 남구클린문화센터의 입주가 유력했는데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센터 이전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아름다운가게’와 같은 사업을 펼치려면 큰 공간이 필요한데 지금의 공간은 너무 협소하다"며 "주민들이 재활용센터라고 하면 무조건 혐오시설로 간주해 리사이클링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구, 의류, 도서, 전자제품을 비롯해 우리 주위에 사용하지 않는 생활용품을 재활용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하는 것은 쓰레기방출 제로효과와 함께 한정된 지구의 자원을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라며 "어려운 이웃과 나눔의 행복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가게’를 바로 보는 시각으로 센터를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구클린문화센터 기업분석

 -생활용품 무상 수리를 통해 사회서비스 확대해야

 (주)남구클린문화센터는 2012년 4월 인천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이듬해인 2013년에는 환경부의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그리고 올해 4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주된 사업은 대형폐기물 및 생활잡화 등에 대한 교환·수리 및 상설 할인코너 운영 등이다.

 남구경로당 등에 생활용품을 무상으로 수리하거나 기증하면서 연간 1천500만 원 상당의 사회서비스를 실시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자산의 증가를 보면 2013년 대비 27%(2014년)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9천958만여 원으로 전년대비 3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2만5천237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대출심사 시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이용되는 유동성비율은 지난해 246%를 기록, 유동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200% 이상이면 유동성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28%를 기록했고 자기자본 비율은 78%로 레버리지 비율은 안정되고 있다.

 레버리지란 다른 사람의 돈을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 활동을 의미한다.

 버려지는 생활 잡화를 재생·수리해 판매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들에게 생활용품 무상 수리를 통한 사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환경형 사회적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기업분석=김용구 남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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